전체 516

현대 조선소설의 이념

김남천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70 2 0 44 2019-03-29
이 문장은 우리 문단의 최대의 관심사요 또 가장 많이 논의되어오는 문학 위기의 구출 방법과 그것과의 관련 밑에 토론되는 장편 소설의 문제에 대한 나의 의견의 일단을 말해보려는 것인데, 일반론이나 원칙론을 떠나서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걸음 나아가서 ── 창조의 비밀과 제작의 실제에 즉하여 비교적 구체적인 부면에서 하나의 방향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중심적인 의도이다. 이즈음 내가 각 신문 잡지를 통하여 이 문제에 대한 제씨(諸氏)의 의견을 얻어 들은 것이 결코 한둘이 아니어서 여기에 하나하나 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그것을 범연한 대로 두 가지로 다 갈라서보면 편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하나는 주로 에스프리나 지성이나 사상이나 이런걸 제시하여..

농민과 시

오장환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69 2 0 53 2019-03-29
농민시의 성립! 이것은 물론 우리 인류가 원시사회에서 농경 생활로 정착하였을 때부터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논을 갈고 밭을 이루며,씨 뿌리고 가꾸는 것을 전업으로 하는 일정한 층이 생기었을 때 이들의 시 감정을 표현하기에 절대 조건인 언어조차 벌써 그들의 것은 아니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있었으며,말씀이 곧 하느님이었다," (요한복음 1장) 여기에 이 말을 끌어올 필요도 없이 우리 인류사회에 계급제도가 확립되었을 때,그때부터 언어는 벌써 근로자의 복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지배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주의의 재인식

임화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73 2 0 78 2019-03-29
수년에 긍하는 문학적 혼돈의 과정을 지나 최근의 논책들이 재출발의 방향을 탐색하기 비롯하였다는 것은 의의 깊은 일이다. 아직 혼돈의 전부를 파악함에 있어 소소(少少)한 견해의 차이가 있다든지, 또는 방향의 설정에 있어 완전한 일치를 발견할 수 없다든지, 혹은 부분적인 과오가 따른다든지,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이 혼돈으로부터의 재출발에 있어 피할 수 없는 일시적 희생이란 것을 각오치 않으면 아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단을 피하여 토론 가운데 노선을 찾으려 하는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논의는 피차의 과학적 신중과 높은 협동의 정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누구를 물론하고 개개의 언구나 상대자의 부분적 약점에 구애되지 말고 그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는가를 들어야 한다. ..

허물어진 화원

안석영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10 2 0 32 2019-03-27
책 속으로 해가 중천에 머물자 그 빛이 찬란하였다. 멀리서 푸른 보리밭이 물결치고 있었다. 숲 바로 아래의 잡초가 우거진 곳에는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풀밭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너른 개울가에 이르게 되는데, 거기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낚싯대를 한가로히 물에 담그고 있는 김영철 씨가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아들인 명호 군이 낚싯대를 들고 웅크리고 앉아 있다. 아직 일곱 살의 어린 나이지만 그의 아버지를 축소시킨 것처럼 두 모습이 판에 박은 듯하였다. 아이의 머리에 얹힌 소학생 모자가 뒤로 젖혀지자 쓸쓸한 눈빛까지도 아버지를 빼닮은 듯하였다.

절처봉생

차상찬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82 2 0 38 2019-03-27
절처봉생(絶處逢生) 숙종대왕 (肅宗大王) 즉위 하신 후 십여년에 경상도 안동부원면 운학동(慶尙道安東府院面雲鶴洞)에 한 사람이 있으되 송은 정(鄭)이오 이름은 박옥(彴玉)이다. 나이 사십에 이르되 슬하에 일점 혈육 없이 부인 유씨로 더불어 자탄 왈 지금껏 자식이 없음은 선영행화 절로 끊어질 터이오니 인자된 도리에 불효 막심 하다 하고 주야로 슬퍼하더니 하늘로부터 한 선관이 백학을 타고 부인 전에 일개 옥동(玉童)을 주고 완연히 올라 가거늘 놀래어 깨니 남가일몽(南柯一夢)이라 부인이 마음에 기꺼이 여기어 가군을 청하여 몽사(夢事)를 의논 하더니 과연 그날부터 태기 있어 십삭 만에 순산 생남하니 공중으로 한 선녀가 내려와 옥병(玉瓶)으로서 향수를 기우려 옥동을 씻겨 누인후..

모르는 여인

이광수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63 2 0 26 2019-03-27
나는 팔십이 가까우신 조부님과 일곱 살 밖에 안 되는 누이동생 하나를 떠난지 반년만에 찾아서 서울에서 내려갔다. 내가 지난해, 즉 노일 전쟁이 터져서, 내 고향인 〇〇에서 노일 양군의 첫 접전이 있은 것은 봄이어니와, 그 여름에 조부님 앞에서 배우던 맹자를 「과거도 없는 세상에 이것은 배워서 무엇하오?」하고 집어던지고 서울 길을 떠날 때에는 집에는 늙은 서조모 한 분이 계셨으나, 내가 서울 올라가 있는 동안에 그 허리 꼬부라진 서조모 마저 돌아가시고, 조부님은 어린 손녀인 내 누이동생 하나를 데리고 전 집을 지닐 수 없어서 팔아가지고 조부님의 외가 되는 동리에서 고개 하나 새에 둔 외따른 조그마한 집, 이 이상 더 작을 수는 없다 하리만큼 조그마한 집을 사서 옮아와 계셨다..

연극의 기원과 희랍극의 고찰

김정진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69 2 0 103 2019-03-27
희랍극의 기원인 '디오니소스'신 외 제례시(祭例時)로부터 창시되었다하면, 조선에도 고대 즉 단군 시대로부터 천(天)을 제(祭)하고 그 제례에 다수한 군중이 회집하여 형형색색의 가면을 쓰고 각종의 유희와 여흥을 행하던 사실이 역사에 전하는 것을 보면 조선극의 창시가 도리어 희랍극의 기원이 기(幾)세기 이전이었던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극의 발전상태는 어떠한가? 희랍극의 계통을 수(受)한 구미(歐米)에서는 연극의 발달이 절정에까지 달하였고 조선에는 중고에 극의 형식을 무던히 형성하였든 '산희(山戲)' 즉 속칭 산두장패(山頭匠牌)와 '야희(野戲)'(현(現)에 호남 지방에서 혹간 하는 들놀이) 등의 극적 유희까지 그 종적이 묘연하게 되어 조선극의 고적(古蹟)은 장차 가..

천희당시화(天喜堂詩話)

신채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59 2 0 75 2019-03-27
호두장군(虎頭將軍) 최영(崔瑩) 씨가 누차 중국·일본 등 외구(外寇)를 모조리 죽여 물리치고 그 백전백승의 남은 위엄을 베풀어 대병(大兵)으로 요양(遼陽)·심양(瀋陽)에 쳐들어가 고구려 옛땅을 회복하려고 하다가 시운(時運)이 불행하여 큰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리어 죽음을 당하였으니, 지금까지 장군의 일을 말하는 이가 강개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지난번에 한 친구가 장군의 시(詩) 2수를 써서 보내주었는데, 그 말이 장결(莊潔)하고 그 어조가 격렬하고 그 뜻이 웅혼(雄渾)하여 족히 장군의 인격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첫째 수는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夜光明月)이 밤인들 어두우랴.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그 둘..

근대영미문학의 개관

최서해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92 2 0 75 2019-03-27
문학은 민중 생활의 반영이다. 소박한 민중에는 소박한 문학이 있고 화사한 민중에는 화사한 문학이 있다. 이것은 지나간 역사도 증명하는 바이거니와 현재 각 민중의 문학을 보더라도 속일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시 찬 눈과 쓰라린 바람이 뿌리고 스치는 끝없는 황야에서 실낱 같은 생을 위하여 이 무서운 자연의 위력과 싸우고 있는 북구의 민중에는 운명의 신에 대한 공포의 念[념]과 사색적인 우울한 기분과 인간적 현실苦[고]에 염세적 사상을 품으면서도 강직 웅건한 색채가 에워싸고 있다. 그러나 일 년 삼백 육십 일 향그러운 백화가 산야에 난만하고 아름다운 새소리가 냇물 소리와 같이 골을 울리는 남구의 민중은 그렇지 않다. 저들의 사상은 우수달밤 화향에 취한 듯이 공상적이며 저들의..

1954년의 한국시

박인환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49 2 0 57 2019-03-27
저널리즘과의 작별과 시의 우위적인 독립을 위하여 『시작』지는 계간의 형식으로 1954년에 걸쳐 본호를 합해 3집을 발간했다. 제1집 ‘주장(主張)’란에 본지는 어디까지나 시인들의 지도적인 역량과 의욕과 작업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며 순수한 공동체로서 조직되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은 성실한 시의 잡지로서의 정당한 주장이라는 것을 나는 수긍하는 바이다. 따라서 제1집과 제2집에 발표된 시는 현재 한국에서 활약하고 작품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전 시인의 반수에 가까운 26명이며, 이는 즉 금년도에 있어서의 한국시의 경향과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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