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민중 생활의 반영이다.
소박한 민중에는 소박한 문학이 있고 화사한 민중에는 화사한 문학이 있다. 이것은 지나간 역사도 증명하는 바이거니와 현재 각 민중의 문학을 보더라도 속일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시 찬 눈과 쓰라린 바람이 뿌리고 스치는 끝없는 황야에서 실낱 같은 생을 위하여 이 무서운 자연의 위력과 싸우고 있는 북구의 민중에는 운명의 신에 대한 공포의 念[념]과 사색적인 우울한 기분과 인간적 현실苦[고]에 염세적 사상을 품으면서도 강직 웅건한 색채가 에워싸고 있다.
그러나 일 년 삼백 육십 일 향그러운 백화가 산야에 난만하고 아름다운 새소리가 냇물 소리와 같이 골을 울리는 남구의 민중은 그렇지 않다. 저들의 사상은 우수달밤 화향에 취한 듯이 공상적이며 저들의 감정은 그 혈관에 뛰노는 붉은 피같이 열렬하며 향락적 예술적 생활을 營[영]한다. 이렇게 남북민중의 이채가 있는 생활은 드디어 각각 색채를 달리한 문예를 지었다. 북구의 문학은 현실적 생계적인데 暗愁[암수]와 고통과 강건한 기분이 흐르고 남구의 문학은 낭만적이요 열연한 연애의 감미의 꿈을 따르는 듯한 정조가 농후하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쓰려는 영국의 문학은 남구의 색채를 띠었는가? 또는 북구의 색채를 띠었는가? 어떠한 특질을 가졌는지 우리는 이것부터 연구코자 한다.
최서해(崔曙海)
1901년 1월 21일 ~ 1932년 7월 9일
함경북도 성진 출생.
본명은 학송(鶴松)이고 호는 서해(曙海).
보통학교를 중퇴하고 《청춘》, 《학지광》 등을 읽으며 홀로 문학 수업을 하였고, 1924년에 단편 「고국」이 추천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20년대 경향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조선문단》에 극도로 빈궁했던 간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탈출기」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충격을 줌과 동시에 작가적 명성을 얻었다.
「박돌의 죽음」, 「기아와 살육」과 같은 문제작을 발표하였다.
1925년 카프(KAPF)가 결성된 뒤에는 박영희의 권유로 가입하여 중심 작가로 활동하였고, 1931년 《매일신보》에서 학예부장을 역임하였다.
최서해의 문학은 빈궁을 소재로 하여 가난 속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지만 당시 경향문학이 일반적으로 빠져들었던 이데올로기 과잉의 관념적 성향과는 달리, 작가의 생활 체험이 풍부하게 반영된 구체적 현실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근대 리얼리즘 소설의 한 전기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