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 토지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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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거룩한 이의 죽음
깍깍 하는 장독대 모퉁이 배나무에 앉아 우는 까치 소리에 깜짝 놀란 듯이 한 손으로 북을 들고 한 손으로 바디집을 잡은 대로 창 중간에나 내려간 볕을 보고 김씨는,
『벌써 저녁때가 되었군!』
하며 멀거니 가늘게 된 도투마리를 보더니, 말코를 끄르고 베틀에서 내려온다.
『아직도 열 자나 남았겠는데.』
하고, 혼잣말로,
『저녁이나 지어 먹고 또 짜지.』
하며, 마루에 나온다. 마당에는 대한 찬바람이 뒷산에 쌓인 마른 눈 가루를 날려다가 곱닿게 뿌려 놓았다. 김씨는 마루 끝에 서서 눈을 감고 공손히 치마 앞에 손을 읍하면서,
『하느님, 우리 선생님을 도와 주시옵소서. 모든 도인을 도와 주시옵소서. 세월이 하도 분분하오니, 하느님께서 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