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 토지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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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아들 삼준(三俊)은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조반 수저를 놓으면서 이내 일어서, 기름 묻은 작업복 저고리를 떼어 입고, 아낙은 벤또 싼 보자기를 마침 들려주고 한다.
아랫목에서, 세살박이 손자놈을 안고 앉아 밥을 떠넣어주고 있던 강선달이, 아들의 낯꽃을 보고 보고 하다, 짐짓 지날말처럼 묻는다.
"오널두 늦게 나오냐?"
악센트하며 김만경(金萬頃) 그 등지 농민의, 알짜 전라도(全羅道) 사투리다.
"네에……"
삼준은 얼굴과 대답 소리가 모호하면서, 무얼 딴 생각을 하느라고 우두커니 한눈을 팔고 섰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하기는 하려면서도 옆에서 보기에도 민망하도록 덤덤히 섰기만 한다.
"오늘일랑 이노고리가 있드래두, 직공들끼리 하게 하구서, 일찍 나오시우?"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