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16

역사, 문화, 문학

임화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43 2 0 71 2019-03-27
역사가 意識[의식]되는 것은 단순히 과거에의 回顧[회고]때문이 아니다. 보다도 우리가 항상 과거된 중의 한 부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란 언제나 과거의 연장이란 의미에서이다. 그러나 또한 인간이란 어느 때나 과거를 의식하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과거가 긴박한 심정에서 자각을 요청함에는 항상 하나의 특이한 情況[정황]이 필요하다. 다름이 아니라 미래와 현재를 과거와 더불어 一貫[일관]하게 이해하지 아니할 수 없는 절박한 필요가 역사에의 의식을 환기한다. 어째 이런 일관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게 되느냐? 현재란 것이 재래의 상식을 가지고는 이해할 수 없이 되고, 또한 재래의 상식을 기준으로 하여 형성되어 왔던 그 현재의 의식이란 것이 그대로는 미래란 것을 ..

전후삼한고

신채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59 2 0 65 2019-03-27
조선 최고의 사적(史籍)을 『신지(神誌)』라 한다. 신지(神誌)를 혹은 인명이라 하며 혹은 서명이라 하나, 졸견으로는 신지는 본래 고대의 관명, 삼한사(三韓史)의 신지(臣智) 곧 ‘신치’니, 역대 ‘신치’의 ‘신수두’ 제일(祭日)의 치어(致語)를 모은 것이 있었던가 하니, 그 전서(全書)가 남아 있으면 혹 조선의 호머 시편이 될는지도 모를 것이나, 불행히 신지의 것이라고는, 참 것인지 거짓 것인지도 모를 진단구변도(震壇九[局[국]]變圖)란 이름이 『대동운해(大東韻海)』에 보이며, ‘비사(秘詞)’10구가 『고려사』에 보이며, 그밖에는 유락된 1, 2구가 전할 뿐이요, 고구려의 국초의 『유기(留記)』 100권이니, 이문진(李文眞)의 『신집(新集)』5권이니, 백제 고흥(高興)의..

김유정 단편소설 10

김유정 | 토지 | 3,000원 구매
0 0 530 17 0 56 2019-03-21
김유정의 주옥같은 단편소설 김유정의 대표작인 《동백꽃》과 《봄봄》, 데뷔작인 《소낙비》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은 대부분 농촌을 무대로 한 것인데 《금 따는 콩밭》은 노다지를 찾으려고 콩밭을 파헤치는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을 그린 것이고, 《봄봄》은 머슴인 데릴사위와 장인 사이의 희극적인 갈등을 소박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린 그의 대표적인 농촌소설이다. 동백꽃 봄봄 금따는 콩밭 노다지 만무방 땡볕 산골 산골나그네 봄과 따라지 총각과 맹꽁이 ..

역로

채만식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69 2 0 13 2019-03-21
차 떠날 시각을 세 시간이나 앞두고 서울역으로 나온 것이 오후 두시. 차는 다섯시에 부산으로 가는 급행이었다. 차표 사기에 드는 시간은 말고 단지 일렬에 가 늘어서기에만 엉뚱한 시간을 여유 두고 서둘지 아니하면 좀처럼 앉아 갈 좌석의 천신 같은 것은 생의도 못하는 것이 이즈음의 기차여행이었다. 그런데다 본이 사람이 부질없이 다심한 탓에 차 한 번 타는 데도 남처럼 유유히 볼 일 골고루 다 보고 돌아댕기느라고 시간 바싹 임박하여 허둥지둥 정거장으로 달려나가고 기적이 울고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붙잡아 타고는 조금도 아슬아슬해함이 없이 동지섣달에도 땀이나 뻑뻑 씻고 하는 신경 굵은 짓은 감히 부리지 못하는 담보가 되어 가뜩이나 남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하여..

윤동주의 정신적 소묘

고석규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52 2 0 123 2019-03-25
고석규의 1953년의 평론 「윤동주의 정신적 소묘(精神的素描)」는 윤동주(尹東柱)의 시에 대한 최초의 연구로서, 윤동주 시의 내면의식과 심상, 그리고 심미적 요소들을 일제 암흑기 극복을 위한 실존적 몸부림으로 파악, 윤동주 연구의 길을 열어놓았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940년에서 45년에 걸친 우리문학의 가장 암흑기에 마련된 것이다. 전 50여편의 유고시는 거의 표백적인 인간 상태와 무잡(無雜)한 상실을 비쳐내던 말세적 공백에 있어서 불후한 명맥을 감당하는 유일한 <정신군(精神群)>이었었다. <두려움>을 청산하기 위한 내면의식과 이메이지의 이채로운 확산, 그리고 심미적 응결과 우주에의 영원한 손짓은 그의 28년 생애를 지지한 실존이었으며 겨레의 피비린 반기..

소설작법

김동인 | 토지 | 2,000원 구매
0 0 347 3 0 21 2019-03-23
우리는 매일 밥을, 세 번 평균으로 먹는다. 그러나, 누가 우리에게 갑자기 밥 먹는 법을 가르치려 하면, 우리는 그 사람을 미치광이로 볼 것이니, 왜 그러냐 하면, 喰飯法[식반법]이라 하는 것은 따로이 없는 까닭이다. 우리가 밥을 젓가치로 먹든, 숟가락으로 먹든, 양인과 같이 鎗[쟁]과 칼로 먹든, 또는, 나이 어린 애들과 같이 손가락으로 먹든, 아무도 거기 간섭하며, 치안법 위반이라든가 풍속 괴란으로 우리를 법률의 손에 내어 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식자의 버릇과 편익상, 밥을 박죽으로 퍼 먹는다 하여도 또한 괜치않을 것으로서, 喰飯法則上[식반법칙상] 너는 젓가치로 먹었느니 안 되었다, 나는 숟가락으로 먹었으니 되었다는 등의 헛소리는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김유정 수필선

김유정 | 토지 | 2,000원 구매
0 0 317 9 0 27 2019-03-21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백석이 흩날려도 아니오시네 이것은 강원도 농군이 흔히 부르는 노래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산골이 지닌 바 여러 자랑 중의 하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화창한 봄을 맞아 싱숭거리는 그 심사야 예나 이제나 다를리 있으리까마는 그 매력에 감수感受되는 품이 좀 다릅니다.

세태소설론(世態小說論)

임화 | 토지 | 2,000원 구매
0 0 669 3 0 142 2019-03-25
최근 발표되는 소설들이 매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실상 근자의 조선 문학 전반이 특색을 잃고 있다는 말인데 이 상태는 여러 가지로 음미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아무리 순연한 비평의 직업 심리를 가지고 소설을 읽는다 해도 온전히 작품의 잡아당기는 범위에서 벗어나기란 용이치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동시대 시인의 비평이란 그 시대의 작품과 같은 흥미는 있으면서도 동시대의 문학을 정확히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지나간 시대를 회고한다든지 벌써 앞서가는 시대를 전망한다든지 하는 것이 용이한 일이며 동시대인이 보지 못한 그 시대 문학의 고유한 특색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혼돈이란 두 자를 놓고 생각해본다 할지라도 우리 자신에 있어서는 우리..

한국문단 측면사

계용묵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26 4 0 53 2019-03-23
이것은 1·4후퇴 때 피난지 제주도에서 ‘합동통신 제주지사’주최로 열렸던 하기대학 강좌에서‘문학강좌’를 더럽혔던 문단 이야기의 메모 보충이다. 그 당시의 제목은‘신문학 30년사’라고 붙였던 것이나 문학사와는 이야기의 성질이 전연 다른 이질적인 것이므로‘40년 문단 회고담’이라고 개제하여 발표하기로 한다. 제목은 ‘문학 30년사’라고 걸어 놓았으나, 소요 시간 세 시간 동안에 30년 이야기를 한 시간에 십 년씩 배당이 돌아간 모양이니 이것만 주마간산 격이람보다 초특급을 타고 달리며 얼른얼른 차창으로 밖을 내다보는 격이 아니 될 수 없습니다. 피난 중인 몸이라, 참고서 한 권 없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희미한 기억과 입만을 가지고 이런 자리에 나서는 몸으로서는 이렇게 된 ..

사진과 편지

김동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43 3 0 9 2019-03-23
사진(寫眞)과 편지(便紙) 오늘도 또 보았다.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어떤 해수욕장 ― 어제도 그저께도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망연히 앉아 있는 여인 ― 나이는 스물 대여섯, 어느 모로 뜯어보아도 처녀는 아니요 인처인 듯한 여인 ― 해수욕장에 왔으면 당연히 물에 들어가 놀아야 할 터인데, 그러지도 않고 매일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바다만 바라보고 앉아 있는 여인 ― 이 여인에 대하여 호기심을 일으킨 L군은 자기도 일없이 그 여인의 앞을 수없이 왕래하였다. "참 명랑한 일기올시다." 드디어 말을 걸어 보았다. "네, 참 좋은 일기올시다." 붉은 입술 아래서 나부끼는 여인의 이빨 ― 그것은 하얗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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