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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역사상 일천년래 제일대사건

신채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51 2 0 86 2019-03-23
민족(民族)의 성쇠는 매양 그 사상(思想)의 추향 여하에 달린 것이며, 사상 추향의 혹좌혹우(或左或右)는 매양 모종 사건의 영향을 입는 것이다. 그러면 조선 근세에 종교(宗敎)나 학술(學術)이나 정치(政治)나 풍속(風俗)이 사대주의의 노예가 됨이 무슨 사건에 원인함인가. 어찌하여 효(孝)하며 어찌하여 충(忠)하라 하는가. 어찌하여 공자(孔子)를 높이며 어찌하여 이담을 배척하라 하는가. 어찌하여 태극(太極)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가 팔괘(八卦)를 낳는다 하는가. 어찌하여 신수(身修) 연후에 가제(家齊)요, 가제연후에 국치(國治)인가. 어찌하여 비록 두통이 날지라도 관망(冠網)을 끄르지 않으며 티눈이 있을지라도 버선을 신는 것이 예(禮)이었던가. 선성(先聖)의 말이면 그대..

해인사의 풍광

나정월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38 2 0 59 2019-03-23
나는 어느 친우의 권유로 봄에 와서 한 여름을 해인사에서 나게 되었다. 경부선을 타고 대구에서 내려 역전에 있는 자동차부에서 해인사행 자동차를 타면 고령(高靈), 야로(冶爐) 등지를 거쳐 약 3시간 만에 홍류동(紅流洞) 동구에서 내리게 된다. 홍류동 입구 우편 석벽(石壁)에는 우리 사상에 유명한 최고운(崔孤雲) 선생의 홍류동 시(詩), 물은 미친 듯이 첩첩이 쌓인 바위를 치며 산을 울리어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지척에서도 분간하기 어렵네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시비하는 소리가 귀에 들릴까 늘 두려워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흐르는 물길로 산을 완전히 에워싸게 했네 故敎流水盡聲山[고교류수진성산]

동물괴담

최남선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79 2 0 67 2019-03-23
괴담 중에는 동물을 주인공이나 또 주요한 요소로 한 것이 많이 있읍니다. 이것만을 따로 떼어서 편의상으로 동물괴담이라고 제목을 붙여서 약간 소개하여 보려 합니다. 원래 동물은 원시시대의 인민들에게 있어서는 우리 사람에게 비하여 賤劣[천열]하거나 우매한 존재가 아니라, 어떠한 의미로는 매우 靈異[영이]스럽게 생각도 되고, 또 사람하고의 관계로 말하여도 매우 친밀하고 深厚[심후]한 연락이 있는 줄로 믿었었읍니다. 허다한 민족이 자기네들의 조상을 동물계의 어느 것에 가져다가 붙여서, 스스로 곰의 자손이다 개의 종족이로라고 내세우는, 이른바 토템이라는 민속이 널리 행함은 대개 인류가 본래는 다른 동물들을 따로 뚝 떼어서 보지 않고, 우리네들로 더불어 넘나들면서 한통치고 사는 줄..

임진란

최남선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45 2 0 49 2019-03-23
成宗[성종](西紀[서기] 一四七〇[일사칠공]∼一四九四[일사구사]] 이래로 李朝[이조]의 文化[문화]가 爛熟期[난숙기]에 들면서 社會生活[사회생활]이 沈滯[침체]로부터 차차 腐敗[부패]에 기울어지다가, 燕山朝[연산조](西紀[서기] 一四九五[일사구오]∼一五○五[일오공오]]애눈 士禍[사화]란 膿血[농혈]이 들고, 宣祖朝[선조조](西紀[서기] 一五六八[일오육팔]∼]에는 黨論[당론]이란 惡瘡[악창]이 생겨서 腫毒[종독]이 퍼져나가는 대로 虛僞[허위]와 疎懶(소라]와 不統一[불통일]과 不省察[무성찰]과, 내지 文弱[문약]∙禮痿[예위] 등 惡祟[악수]의 가지가지가 表裏[표리] 兩方[양방]으로 국가를 파먹으니, 이때의 조선은 自力[자력]∙他力[타력]간에 正[정]히 一大[일대] 淨化作用[..

문학의 본질

김남천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74 3 0 87 2019-03-24
문학의 본질이라는 제목을 걸고 며칠 동안 여러분께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대체로 문학이니 예술이니 하는 소리는 우리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 또한 그것은 현재의 중류 이상의 가정에 있어서는 이미 보편화된 상식적 인용으로 화(化)해 버렸는데 이렇게 주고 받고 하는 말을 뚝 따가지고 ‘문학이란 대체 어떠한 것이냐?’ 하고 물으면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렇다’ 하고 또렷이 대답할 수가 없다. 설혹 ‘문학이란 이런 게다’하고 즉석에서 대답하는 교양 있는 분이 있다 쳐도 그것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나 정확하게 문학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개념의 내용과 범위를 설명한 것인지는 보증할 수 없는 것이며 몇 십 년 전부터 변할 줄 모르는 문과 교수들의 낡은 잡기장에서 명목적으로 암송한, ..

이조시대의 문학

안확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26 2 0 52 2019-03-23
내가 조선문학사(朝鮮文學史)를 조사 연구하기는 1921년 봄에 시작하여 1922년 4월에 소책자를 발간한 일이 있다. 그러나 그때에는 내가 「자각론(自覺論)」을 저술한 경우에 있어 서문으로 기록해 본 것이요, 완전히 한 책의 격식을 이룬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책에는 더러 오해한 것 또는 미흡하고 불충분한 것도 있다. 그후 여가를 타서 완편을 이루고자 재료를 수집하여 그것을 조금씩 잡지에 발표하여 온바 이미 삼국시대까지 정정 보충한 것이 있거니와 이제는(고려시대일은 후일로 미루고) 이조 때만 진술코자 하는데 이 또한 전편을 구체적으로 말함이 아니라 경개(梗槪)만 발록(拔錄)하여 통속적 참고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자기를 찾기 전

나도향 | 토지 | 900원 구매
0 0 289 5 0 3 2019-02-01
나도향 단편소설 어떠한 장질부사 많이 돌아다니던 겨울이었다. 방앗간에 가서 쌀을 고르고 일급을 받아서 겨우 그날 그날을 지내가는 수님(守任)이는 오늘도 전과 같이 하루종일 일을 하고 자기집에 돌아왔다. 자기 집이란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안방 주인인 철도 직공의 식구가 들어 있고 건넌방에는 재깜장사<野菜行商> 식구가 들어 있고 수님이의 어머니와 수님이가 난 지 몇 달 안되는 사내 갓난아이와 세 식구는 그 아랫방에 쟁개비를 걸고서 밥을 해먹으면서 살아간다. 수님이는 몇 달 전까지는 삼대 같은 머리를 충충 땋고서 후리후리한 키에 환하게 생긴 얼굴로 아침저녁 돈벌이를 하러 방앗간에를 다니는, 바닷가에 나와서 뛰어다니는 해녀 같은 처녀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

청춘도

계용묵 | 토지 | 900원 구매
0 0 238 8 0 2 2019-02-01
계용묵단편소설 慾望 어느 것이라고 맘의 자유에 깃을 쳐본 때가 있었으련만 예술과 계집에의 자유에 깃이 없음이 더욱 한스러웠다. 예술의 신비 속에 생을 찾고, 계집의 아름다움에서 향락을 구했다. 계집에 마음을 두었음이 어찌 이번이 처음이었을까, 여사무원을 건드린 것이 이렇게 자유를 구속하는 원인이 될 줄은 몰랐다. 사장이 눈 건 계집이라고 맘두지 말란법 없지만 사장이 눈 건줄을 모르고 허투루 다룬 것이 실책이었다. 사원 감원은 축출의 빙자요, 눈치에 걸린 것이 축출의 원인이었다. 그렇지만 않았던들 XX회사에는 달마다 오십여 원의 월급을 틀림없이 지출할 것이요, 그것은 또 족히 생활을 지탱해주고 있을 것이다. 돈에 자유가 없으니 예술도 빛을 잃고 계집..

부자

강경애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94 2 0 4 2019-02-02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덜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홍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 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 아내는,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아무래도 무사치 않을 모양이에요. 그러기에 소식이 없지요 그만 내가 ..

공상구락부

이효석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39 2 0 8 2019-02-02
“자네들 무얼 바라구들 사나.” “살아가자면 한 번쯤은 수두 생기겠지.” “나이 삼십이 되는 오늘까지 속아오면서 그래두 진저리가 안 나서 그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그 무엇을 바라지 않고야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말하자면 꿈이네. 꿈 꿀 힘없는 사람은 살아갈 힘이 없거든.” “꿈이라는 것이 중세기적에 소속되는 것이지 오늘에 대체 무슨 꿈이 있단 말인가. 다따가 몇 백만 원의 유산이 굴러온단 말인가. 옛날의 기사에게 같이 아닌 때 절세의 귀부인이 차례질 텐가. 다 옛날얘기지 오늘엔 벌써 꿈이 말라버렸어.” “그럼 자넨 왜 살아가나. 무얼 바라구.” “그렇게 물으면 내게두 실상 대답이 없네만. 역시 내일을 바라구 산다고 할 수밖엔. 그러나 내 내일은 틀림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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