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 토지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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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3
정조(貞操)와 약가(藥價)
최 주부는 조그마한 D촌이 모시고 있기에도 오감할 만큼 유명한 의원이다. 읍내 김 참판 댁 손부가 산후증으로 가슴이 치밀어서 금일금일 운명할 것을 단 약 세 첩에 돌린 것도 신통한 일이어니와, 더구나 조 보국 댁 젊은 영감님이 속병으로 해포를 고생하여 경향의 명의는 다 불러 보았으되 그래도 효험이 안 나니까 그 숱한 돈을 들여 가며 서울에 올라가 병원인가 한 데에서 여러 달포를 몸져누워 치료를 받았으되 필경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돌아 오게 된 것을 이 최 주부의 약 두 제 먹고 근치가 된 것도 신기한 이야깃거리다. 이 촌에서 저 촌으로 그야말로 궁둥이 붙일 겨를도 없이 불려 다니고 심지어 서울 출입까지 항다반 있었다. 애병, 어른병, 속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