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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박인환 | 토지 | 2,000원 구매
0 0 461 68 0 43 2019-12-17
박인환 수필과 평론 나는 최근 불란서의 문학적 철학자 알랭의 이러한 한 구절을 외우고 있다. “욕망이라는 것은 애정의 하위에 있는 것이며 아마도 애정에 이르는 길은아니다…….”라는 것을. 나는 이 말을 무척 좋은 명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글의 서두에 서슴없이 올리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결혼을 할 때 그것이 연애결혼이나 또는 중매결혼의 경우에 있어서도 누구나 처음에는 애정을 품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있어서 더욱 부부간에 있어서 애정의 ‘순수한 상태’는 오래 지속하기가힘이 들며 자칫하다가는 애정의 하위인 욕망으로 변하기 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무의식적인 욕망에서 결혼을 하였다면 그것은 현실이 아닌 우상에 대한 결혼이라..

목마와 숙녀

박인환 | 토지 | 2,000원 구매
0 0 499 79 0 44 2019-12-15
박인환 시집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현해탄

임화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73 48 0 47 2019-11-23
현해탄(玄海灘) 네거리의 순이 세월 암흑의 정신 주리라 네 탐내는 모든 것을 나는 못 믿겠노라 옛 책 골프장 다시 네거리에서 낮 강가로 가자 들 가을 바람 벌레 안개 속 일년 하늘 최후의 염원 주유의 노래 적 지상의 시 너 하나 때문에 홍수 뒤 야행차 속 해협의 로맨티시즘 밤 갑판 위 해상에서 황무지 향수 내 청춘에 바치노라 지도 어린 태양이 말하되 고향을 지나며 다시 인젠 천공에 성좌가 있을 필요가 없다 월하의 대화 눈물의 해협 상륙 현해탄 구름은 나의 종복이다 새 옷을 갈아 입으며 행복은 어디 있었느냐? 바다의 찬가 후서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 200원 7일대여
0 0 358 10 0 10 2019-11-23
안협집이 부엌으로 물을 길어 가지고 들어오매 쇠죽을 쑤던 삼돌이란 머슴이 부지깽이로 불을 헤치면서, "어젯밤에는 어디 갔었습던교?" 하며, 불밤송이 같은 머리에 왜수건을 질끈 동여 뒤통수에 슬쩍 질러맨 머리를 번쩍 들어 안협집을 훑어본다. "남 어디 가고 안 가고 님자가 알아 무엇 할 게요?" 안협집은 별 꼴사나운 소리를 듣는다는 듯이 암상스러운 눈을 흘겨보며 톡 쏴버린다. 조금이라도 염량이 있는 사람 같으면 얼굴빛이라도 변하였을 것 같으나 본시 계집의 궁둥이라면 염치없이 추근추근 쫓아다니며 음흉한 술책을 부리는 삼십이나 가까이 된 노총각 삼돌이는 도리어 비웃는 듯한 웃음을 웃으면서, "그리 성낼 게야 무엇 있습나? 어젯밤 안쥔 심바람으로 님자 집을 갔었으니깐두..

안영모 | 토지 | 1,000원 구매
0 0 846 36 0 214 2019-11-13
몸(BODY) 여체의 신비 ..

안용복-해상의 쾌인-

차상찬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26 9 0 45 2019-10-16
해상(海上)의 쾌인(快人) 안용복(安龍福) 안용복(安龍福)은 숙종대왕(肅宗大王)때 사람이니 경상도 동래(慶尙道東萊)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원래 가난한 탓으로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해변가에서 어려서부터 배타기에 종사하여 항해술이 능한 까닭에 일찌기 수영주군(水營舟軍)으로 뽑히어서 그곳에 복무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일개 군졸(軍卒)의 천한 자리에 있었지마는 사람의 됨됨이가 대담하며 쾌활하고 적개심(敵愾心)이 강하여 자기의 의리에 틀리는 일이 있으면 비록 당장에 몸을 희생 할지라도 조금도 굴복하지 않고 어디까지든지 싸우며 또 말주변이 능하여 누구와 무슨 변론을 하게 된다면 대개 그를 설복시키고 그 밖에도 일본말(倭語[왜어])에 능통하므로 수영에서 왜놈들과 ..

슈크림

백신애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40 18 0 8 2019-10-06
내가 어렸을 때 숙부(叔父) 한 분이 죽었다. 그때 숙모 되는 분은 아직 스물 자리를 한 젊은 여인이었고 그의 단 하나 혈육은 어린아이였었다. 나의 아버지는 맏형이었으므로 할아버지가 없는 까닭에 일가에 으뜸가는 어른이었었다. 그때 아버지는 개명꾼(開明軍)이라고 남들에게 존경도 받고, 비난도 받아오느니 만큼, 재래의 인습을 타파하기에 노력하였었다. 그러므로 숙부가 죽었어도 일체 소리를 내어 우는 것을 엄금하였으므로 누구 하나 감히 울음소리를 내지 못했었다. 더구나 제일 많이 울어야 할 숙모는 현숙한 부인이었으므로 젊은 여인이 제 남편을 죽이고 소리를 내어 울기가 방정맞고, 요물스러워 보일까 하여 조금도 소리를 내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그 초상은 울음소리 없는 초상이었었..

호랑이 형님

방정환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44 12 0 51 2019-08-12
"우리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너의 형이 어렸을 때 산에 갔다가 길을 잃어 이내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는데, 죽은 셈치고 있었더니, 그 후로 가끔가끔 꿈을 꿀 때마다 그 형이 호랑이가 되어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울고 있는 것을 본즉, 분명히 너의 형이 산 속에서 호랑이가 되어 돌아오지 못하는 모양이니, 네가 산에서 호랑이를 만나거든 형님이라 부르고 자세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시었는데, 이제 당신을 뵈오니 꼭 우리 형님 같아서 그럽니다. 그래, 그 동안 이 산 속에서 얼마나 고생을 하셨습니까?” 하고 눈물까지 글썽글썽해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호랑이도 가만히 생각하니, 자기가 누구의 아들인지 그것도 모르겠거니와, 낳기도 어디서 낳았는지 어릴 때 일도 도무지 모르겠..

이상한 선생님

채만식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04 3 0 32 2019-08-12
“뼘박아, 담배 한대 붙여 올려라.” 강선생님이 그 생긴 것처럼 느릿느릿한 말로 이렇게 장난을 청하고, 그런다치면 박선생님은 벌써 성이 발끈 나가지고 “까불지 말아, 죽여놀 테니.” “얘야, 까불다니, 이 덕집엔 좀 억울하구나…… 아무튼 담배나 한 개 빌리자꾸나.” “나두 뻐젓한 돈 주구 담배 샀어.” “아따 이 사람, 누가 자네더러, 담배 도둑질했대나?” “너두 돈 내구 담배 사 피우란 말야.” “에구 요 재리야! 체가 요렇게 용잔하게 생겼거들랑, 속이나 좀 너그럽게 써요.” “몸 크구서 속 못 차리는 건, 볼 수 없더라.” ..

이명선 잡록

이명선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21 63 0 60 2019-08-09
부인(婦人)의 실언(失言) 예전 이야기다. 하루는 男便[남편]이 밖에서 돌아오닛가 婦人[부인]이 잔득 기달이고 있었는지 오자마자 붓들고 물었다. "용두질이니, 뼉이니, 요번질이니, 그런 것이 다 무어요?" 너무나 意外[의외]의 奇怪[기괴]한 質問[질문]에 男便[남편]은 바루 對答[대답]도 못하고 영문을 몰너서, "아니, 그런 소리를 어서 들었오?" 하니, "오늘 사랑에서 사내들이 모여 앉어서 용두질이니, 뼉이니, 요번질이니 하고 서로 웃고 야단들을 하기에 하 이상스러워서요." 하고, 천연스럽게 對答[대답]하였다. 男便[남편]은 한 便[편] 우숩기도 하고, 또 바로 일너줄 수도 없음으로, "용두질은 담배 먹는 것, 뼉은 바누질하는 것, 요번질은 벳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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