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16

논개의 환생

김동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05 2 0 4 2018-06-04
진주성(晋州城)은 함락되었다. 임진란 때에 판관 김시민(判官 金時敏)이 겨우 순천의 적은 군사로 십만 왜병을 물리친 만치 튼튼하던 이 진주성도 함락이 되었다. 이번에는 지키는 군사가 육만이 넘었다. 목사 서원례(牧使 徐元禮)와 창의사 김천일(倡義使 金千鎰)이 육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왜병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음놓고 있었다. 이전에 수천의 약졸로도 능히 십만의 적병을 물리쳤거늘 하물며 이번에는 그 때보다 수십 곱이 되는 군사가 아니냐. 이 군사로 적병을 못 물리칠 까닭이 없다. 넉넉한 군사 넉넉한 양식 어디로 보든지 진주성뿐은 함락될 듯싶지 않았다.

집주릅

김동인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03 2 0 3 2018-06-04
김연실이가 친구 최명애의 집에 몸을 기탁하고 있다가 하마터면 명애의 남편과 이상한 사이가 될 뻔하고, 그 집에서 뛰쳐나와서 문학청년 김유봉이 묵고 있는 패밀리 호텔을 숙소로 한 다음 한동안은 연실에게 있어서는 과연 즐거운 세월이었다. 첫째로 김유봉의 연애하는 태도가 격에 맞았다. 아직껏 김연실이라는 한개 여성을 두고 그 위를 통과한 여러 남성이 첫째로는 열다섯 살 난 해에 그에게 국어를 가르쳐주던 측량쟁이에서 시작하여 농학생 이 모며 그 밖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모두 평범한 연애였다. 연실이가 읽은 많은 소설 가운데 나오는 그런 달콤하고 시적인 연애는 불행이 아직 경험하지 못하였다.

따라지

김유정 | 토지 | 1,000원 구매
0 0 285 4 0 0 2018-06-02
김유정(金裕貞)이 지은 단편소설. 1937년 2월『조광(朝光)』 3권 2호에 발표되었고, 1938년에 간행된 단편집 『동백꽃』에 수록되었다. 도시 빈민을 소재로 한 작품의 하나로서, 1930년 둘째 누이 김유형에게 기식(寄食)하며 살았던 사직동 시절의 경험이 그대로 작품화된 것이다. 이야기는 어느 화창한 봄날 사직동 꼭대기에 올라붙은 초가집, 방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주인마누라의 푸념으로부터 시작된다. 오늘은 반드시 받아 내리라 결심하고는 버스차장 딸에게 붙어 사는, 영양실조로 얼굴이 뜬 ‘노랑퉁이’ 영감에게 집세를 재촉하지만, 앓는 소리와 호통으로 물러나온다. 그 뒤, 카페에 나가는 ‘아끼꼬’에게로 화살을 돌리나 늘 그렇듯이 역습 당하기만 한다. ..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47 5 0 27 2018-06-03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장미 병들다》, 《산》, 《분녀》 등 대표적 단편소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17원 50전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71 4 0 8 2018-05-31
17원 50전 사랑하시는 C선생님께 어린 심정에서 때없이 솟아 오르는 끝없는 느낌의 한 마디를 올리나이다. 시간이란 시내가 흐르는 대로 우리 인생은 그 위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읍니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마음 아픈 이나 가슴 쓰린 이나, 행복의 송가(頌 歌)를 높이 외는 이나 성공의 구가(謳歌)를 길게 부르짖는 사람이나, 이 시간이란 시내에서 뱃놀이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오늘 이 편지를 선생님께 올리는 이 젊은 A도 시간이란 시내에 일엽편주(一葉片舟)를 띄워 놓고 끝 모르는 포구(浦口)로 향하여 둥실둥실 떠갑니 다. ..

옛날 꿈은 창백하더이다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0 0 608 4 0 7 2018-05-31
내가 열두 살 되던 어떠한 가을이었다. 근 오 리나 되는 학교에를 다녀온 나는 책보를 내던지고 두루마기를 벗고 뒷동산 감나무 밑으로 달음질하여 올라갔다. 쓸쓸스러운 붉은 감잎이 죽어 가는 생물처럼 여기저기 휘둘러서 휘날릴 때 말없이 오는 가을 바람이 따뜻한 나의 가슴을 간지르고 지나가매, 나도 모르는 쓸쓸한 비애가 나의 두 눈을 공연히 울고 싶게 하였다. 이웃집 감나무에서 감 따는 늙은이가 나뭇가지를 흔들 때마다 떼지어 구경하는 떠꺼머리 아이들과 나이 어린 처녀들의 침 삼키는 고개들이 일제히 위로 향하여지며 붉고 연한 커다란 연감이 힘없이 떨어진다.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95 4 0 2 2018-05-31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 나는 어제 하루를 논 후에 오늘은 야근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동대문서 청량리를 향하여 떠나게 되었다. 오후 여덟 시나 되어 날이 몹시 추워졌다. 바람도 몹시 불기를 시작하여 먼지가 안개처럼 저쪽 먼 곳으로부터 몰아온다. 여름이나 봄 가을에는 장안의 풍류남아 쳐놓고 내 손에 전차표를 찍어 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이 없을 것이요, 내 손 빌지 않고 차 타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일요일은 일요일이지마는 나뭇잎은 어 느덧 환란이 들어서 시름없이 떨어지고 수척한 나무들이 하늘을 뚫을 듯이 우뚝우뚝 솟았는데, 갈가마귀떼들이 보금자리로 돌아간 지도 얼마 되지 않 고 다만 시골의 나무장수와 소몰잇군들의,『어디어 ! 이놈의 소..

J의사의 고백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0 0 420 4 0 7 2018-05-31
J의사의 고백 이 글을 쓰려는 나는 몇 번이나 주저하였는지 알 수가 없읍니다. 이 글은 나의 인격을 당신에게 대하여 스스로 낮추는 동시에 또는 나의 죄악의 기록 을 스스로 짓는 것이 되는 것을 앎으로 몇 번이나 들었던 붓을 내던졌는지 알 수가 없읍니다. 이 글을 쓰려고 결심하였을 때, 또 이 손에 들은 철필 촉이 나의 신경(神經)을 바늘끝으로 새기는 듯이 싸각싸각하는 소리를 내며 나의 쓰지 않으면 아니 될 글을 쓸 때, 비로소 나의 내면 생활(內面生活)에 무슨 큰 변환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읍니다. 당신과 내가 숙명적(宿命的)으로 이 글을 서로 받고 주는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을 것도 나는 현대인(現代人)이라는 관념 아래에서 명백히 압니다. 또는 내가 이 글을 써..

여이발사

나도향 | 토지 | 1,000원 구매
0 0 340 4 0 9 2018-05-31
여이발사 입던 네마키(자리옷)를 전당국으로 들고 가서 돈 오십 전을 받아 들었다. 깔죽깔죽하고 묵직하며 더구나 만든 지가 얼마 되지 않은 은화 한 개를 손에다 쥐일 때 얼굴에 왕거미줄같이 거북하고 끈끈하게 엉켰던 우울이 갑자기 벗어지는 듯하였다. 오챠노미즈 다리를 건너 고등여학교를 지나 순천당병원 옆길로 본향을 향하여 걸어가면서 길거리에 있는 집들의 유리창이라는 유리창은 남기지 않고 들여다보았다. 그 유리창을 들여다볼 때마다 햇볕에 누렇게 익은 맥고모자 밑으로 유대의 예언자 요한을 연상시키는 더부룩하게 기른 머리털이 가시덤불처럼 엉클어진데다가 그것이 땀에 젖어서 장마 때 뛰어 다니는 개구리처럼 된 것이 그 속에 비칠 때, ‘깎기는 깎어야 하겠구나.’ 혼자 속으로 ..

운수 좋은날

현진건 | 토지 | 1,000원 구매
0 0 524 4 0 6 2018-05-29
현진건의 단편소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김 첨지는 아픈 아내를 뒤로한 채 인력거를 끌기 위해 나온다. 그러나 한 달 넘게 아파하던 아내의 모습이, 오늘은 나가지 말라던 아내의 목소리가 김 첨지의 눈과 귀에 맴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늘따라 김 첨지에게 손님이 끊이지 않고 돈도 많이 받는 행운이 따른다. 운수가 아주 좋은 날이지만 김 첨지는 이상하게도 두려운 기분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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