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 , 詩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원제는 peri poiētikēs인데, ‘시작(詩作)에 관하여’라는 뜻이다. 다른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저서도 공간(公刊)을 목적으로 한 저자 자신의 저술이 아니고, 강의초안(講義草案) 또는 청강자의 필기 노트류로, 서술에 일관성이 없고 문체도 조잡하여 진의(眞意)를 파악하기 곤란한 부분이 많다. 현존하는 원본은 26장(章)으로 되어 있으나, 그 대부분은 비극론이 차지하고 있다. 비극론에 이어 희극을 논한 제2부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이 부분은 남아 있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또는 연극)을 문학의 최고 형식으로 생각하였으므로, 그의 창작론이 실질적으로 연극론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예술활동 전반이 인간의 모방본능에 뿌리박고 있다는 유명한 모방설에서부터 논술은 전개된다. 모방의 수단 ·대상 ·방법에 의하여 예술의 장르가 나누어지는 것을 설명하고, 여기에 따라서 연극의 정의를 내린다. 이어 비극과 희극의 구별, 이들에 대한 기원을 설명하고 제6장에서는 앞의 말한 내용을 정리하여 비극의 정의를 내리는데, 유명한 ‘정화설(淨化說:카타르시스)’은 이 정의의 일부를 이룬다. 비극은 관중의 마음에 두려움과 연민의 감정을 유발시키고, 이러한 감정에 의하여 같은 종류의 감정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흔히들 해석하는 구절이 있는데 그 진의에 관해서는 예부터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다음에는 비극의 구성요소로서 이야기의 줄거리 ·성격 ·문체 ·사상 ·시각적 효과 ·작곡 등 6가지 요소를 들고 각 구성요소에 관하여 실례를 들어 논술하고 저자가 가진 비극의 이상상(理想像)을 묘사해 보이고 있다. 20∼22의 3장은 문체에 관한 내용으로 거의 문법론 또는 문체론적인 것이다. 23장 이하 종장(終章)까지에서는 주로 서사시 및 서사시와 비극과의 비교에 관하여 논술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비극을 문학의 최고 형식으로 삼는 저자의 입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이 고대에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사실도 기이한 일이지만, 르네상스 이후, 신앙에 가까울 만큼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약간 이상한 일이다. 어쨌든 근세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학이론의 고전으로 여기는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고대 그리스에서 활동했던 마케도니아 왕국 출신의 철학자.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의 손제자, "철학자들의 신" 플라톤의 수제자로서, 그들은 물론 그들 이전 학자들의 학문들까지 섭렵, 비판적 계승하였다. 그 스스로도 특히나 논리학과 자연학, 문예비평 등을 비롯해 무수한 영역에서 독창적인 학적 위업을 남김으로써 고전 그리스 정신사의 대단원을 장식하였으며, 오늘날까지 이르는 서양 세계의 분석적, 과학적 정신의 주된 토양이 되었다. 어느 학문의 개론에서든 아리스토텔레스가 비조 격으로 거론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때문에 후대에 "만학(萬學)의 아버지", "철학자(The Philosopher)"로 칭송되기도 하였다.
서양 철학이 플라톤의 주석이라면, 올바르게 사고한다는 건 곧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사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서구 철학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플라톤을 철학의 '아이디어 뱅크'라고 칭한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초의 철학 '문법서' 혹은 '백과사전'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플라톤의 대화편들과는 달리, 현존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원고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입장이 일관되지 않고, 문체가 건조하고 난삽하며, 학술어와 일상어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고, 거기다 내용 자체부터가 원체 고차원적인지라, 해석하기에 몇 중첩의 애로사항이 있다. 게다가 논거나 예시를 소실된 저작을 참고하라든지 하며 비약하는 경우 등도 있다.
그럼에도 근현대까지도 중요하게 거론되는 학술적 핵심 개념들과 사고방식, 문제의식 등이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연원한 것이 많으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