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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지옥

심훈 단편소설

그후 며츨동안 인숙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아모 경이 없이 지냈다. 만사가 도시 귀찮어서 (학교엔 기를 쓰고 단기면 뭘해) 하면서도 전과같이 가지 않을수는 없었다. 공부를 계속할 생각보다도 학교에 가서 여러 학생이 북적 거리고 떠드는 틈에 끼여 수업시간에 칠판을 처다보고 필기를 하는 동안만 은 모든 생각과 고통을 잊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봉환에게 복순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체 하기 위해서 편지도 하지않었다. 그러나 장발이란 위인이 술덤벙 물넘벙으로 주책이 하나토 없어 보이는 데그사람이 귀둥대둥전한말 만들고 철석같이 믿어야할 남편을 의심하는것은 넘우나 경솔한것도 같고 (정말 입원을 헌걸 가지고 그렇게 지렛짐작을 했으면 마른 날 벼락을 맞어두 싸지) 하는 사실에 더욱이 마음이 괴로웠다. 용환은 ..
그후 며츨동안 인숙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아모 경이 없이 지냈다. 만사가 도시 귀찮어서 (학교엔 기를 쓰고 단기면 뭘해) 하면서도 전과같이 가지 않을수는 없었다. 공부를 계속할 생각보다도 학교에 가서 여러 학생이 북적 거리고 떠드는 틈에 끼여 수업시간에 칠판을 처다보고 필기를 하는 동안만 은 모든 생각과 고통을 잊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봉환에게 복순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체 하기 위해서 편지도 하지않었다.

그러나 장발이란 위인이 술덤벙 물넘벙으로 주책이 하나토 없어 보이는 데그사람이 귀둥대둥전한말 만들고 철석같이 믿어야할 남편을 의심하는것은 넘우나 경솔한것도 같고 (정말 입원을 헌걸 가지고 그렇게 지렛짐작을 했으면 마른 날 벼락을 맞어두 싸지) 하는 사실에 더욱이 마음이 괴로웠다.

용환은 저의 승락이 없이 소절수를 내어 놓았다고 청직이 를 몰아 세었다.

『병이 무습 병이야. 딴짓을 허누라구 그러는게지. 제가 나 까지 속일녀구』

하고는 저역시 동경 유학 시대에『카페-』의 여급에게 홀 짝 반해서 그때도 겨울인데 친구와 외투까지 말끔 도적을 맞었다고 전보질을 해서 한목 삼백원이나 들여다가 그 게집 을 데리고 하꼬네(箱根) 어느 온천에서 열흘이나 묵고온 경 험이 있었다. 그래서 아우가 입원을 했다는것이 새빩안 거 짓말인줄 알어 차리고

『재가 보내라기전엔 한푼이래두 보내선 안돼』

하고 청직이에게 단단히 일렀다.
심훈(沈熏)

1901.9.12. ~ 1936.9.16.
소설가·시인·영화인.
본명 심대섭(沈大燮). 본관 청송(靑松).
호는 해풍(海風). 서울 출생.
1915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
1917년 이해영(李海暎)과 결혼.
1919년 3·1운동에 가담하여 퇴학.
1921년항저우(杭州)치장대학(之江大學)에 입학하였다.
1923년 귀국하여 집필활동하며 1924년 이해영과 이혼, 동아일보사에 입사하였다.
1925년 「장한몽(長恨夢)」에 이수일(李守一)역으로 출연.
1926년 우리 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을 『동아일보』에 연재하였다.
1927년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집필·각색·감독으로 제작하였다.
1930년안정옥(安貞玉)과 재혼하였다.
1932년 고향인 충청남도 당진으로 낙향.
1936년 장티푸스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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