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뼘박아, 담배 한대 붙여 올려라.”
강선생님이 그 생긴 것처럼 느릿느릿한 말로 이렇게 장난을 청하고, 그런다치면 박선생님은 벌써 성이 발끈 나가지고
“까불지 말아, 죽여놀 테니.”
“얘야, 까불다니, 이 덕집엔 좀 억울하구나…… 아무튼 담배나 한 개 빌리자꾸나.”
“나두 뻐젓한 돈 주구 담배 샀어.”
“아따 이 사람, 누가 자네더러, 담배 도둑질했대나?”
“너두 돈 내구 담배 사 피우란 말야.”
“에구 요 재리야! 체가 요렇게 용잔하게 생겼거들랑, 속이나 좀 너그럽게 써요.”
“몸 크구서 속 못 차리는 건, 볼 수 없더라.”
채만식(蔡萬植)
1902년 7월 21일 ~ 1950년 6월 11일
소설가, 극작가, 친일반민족행위자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
1902년 6월 17일 전북 옥구 출생.
1918년 중앙고보, 1922년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수학했다.
1929년 개벽사에 입사하여 『별건곤』, 『혜성』, 『제일선』 등의 편집을 맡았다.
조선일보사,동아일보사 잠시 근무.
1924년 『조선문단』에 발표된 단편 「세 길로」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단편 「불효자식」(1925)과 중편 「과도기」(문학사상, 1973)가 초기작이다.
1933년 『조선일보』에 편 「인형의 집을 찾아서」를 연재.
1934년 단편 「레디메이드 인생」(1934)으로 독특한 풍자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대표작으로 「치숙」(1938), 「탁류」(1937~1938), 「태평천하」(1938) 등이 있다.
1950년 그곳에서 폐결핵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