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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

김사량 단편소설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 우리들은 부산발 신경행 급행 열차 식당 안에서 비루병과 일본술 도쿠리를 지저분히 벌려놓은 양탁(洋卓)을 새에 두고 앉았다. 마침 연말 휴가로 귀향하던 도중 우리는 부산서 서로 만난 것이다. 넷이 모두 대학 동창이요, 또 모두가 같이 동경에 남아서 살고 있었다. 한 사람은 광고쟁이 한 사람은 축산 회사원, 한 사람은 조선신문 동경지국 기자, 그리고 나. 우리들은 기실 대학을 나온 이래 이렇게 오랜 시간 마주 앉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래 우리는 만취하기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여러 가지로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술에도 담배에도 이야기에도 시진하였다. 그때에 신문 기자는 이 열차에 오를 적마다 머릿속에 깊이 박혀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하나 있노라 하며 다시 우리들의 주의를 이끌어..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
우리들은 부산발 신경행 급행 열차 식당 안에서 비루병과 일본술 도쿠리를 지저분히 벌려놓은 양탁(洋卓)을 새에 두고 앉았다. 마침 연말 휴가로 귀향하던 도중 우리는 부산서 서로 만난 것이다. 넷이 모두 대학 동창이요, 또 모두가 같이 동경에 남아서 살고 있었다. 한 사람은 광고쟁이 한 사람은 축산 회사원, 한 사람은 조선신문 동경지국 기자, 그리고 나. 우리들은 기실 대학을 나온 이래 이렇게 오랜 시간 마주 앉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래 우리는 만취하기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여러 가지로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술에도 담배에도 이야기에도 시진하였다. 그때에 신문 기자는 이 열차에 오를 적마다 머릿속에 깊이 박혀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하나 있노라 하며 다시 우리들의 주의를 이끌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김사량 (金史良)

본명 김시창(金時昌)
1914년 3월 3일 - 1950년 9월 17일
1914년 3월 3일 평남 평양 출생.
1931년 평양고보 5학년 때 광주학생운동으로 퇴교당했다.
일본에 건너가 사가고교(佐賀高校)를 거쳐 동경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36. 동인지 《제방(堤防)》에 일어로 된 처녀작 「토성랑」을 발표
1943년 팔로군 조선의용군 기자로 활동하다가 광복과 함께 귀국했다.
평안남도 예술연맹 위원장
북조선예술가총연맹 국제문화국 국장
북한 김일성대학 강사
1944 평양 대동공업전문학교 독일어 교사
1950년 원주에서 사망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단편소설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 「지기미」, 「칠현금」, 「기자림」, 「산의 신들」, 「천마」, 「무궁일가」 등과
장편소설 「낙조」, 「태백산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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