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 0 0 0 21 0 5년전 0

안달소전

이무영 단편소설

안달소전(安達小傳) 권안달도 이 동네의 다른 열세 집과 같이 단양댁의 논 몇 마지기와 밭 몇 뙈기를 얻어부치어 권안달의 말을 본다면 그 덕으로 거미가 입에 줄을 못치고 있는 셈이다. 원래가 크지도 못한 키에다가 양쪽 어깨가 차악 내려앉고 그나마도 상반신에 비해서 하지가 짧은 편이라서 얼핏 보기에는 어딘지 생리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니 자연 얼굴도 큰 편이 못되고 햇볕에 탄 황토색 살빛과 유난히 노란 수염이 그것도 이면치레로 몇 가닥 나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던히 옹졸한 인상을 준다. 만일 그의 눈이 가로 찢어지지만 않았더라도 그 왕방울 같은 두 눈이 초라한 체구와 옹졸한 얼굴이 주는 인상을 어느 정도까지는 보받침을 해주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눈이 다 바깥쪽으로 쪽 찢어진데다가 겉..
안달소전(安達小傳)
권안달도 이 동네의 다른 열세 집과 같이 단양댁의 논 몇 마지기와 밭 몇 뙈기를 얻어부치어 권안달의 말을 본다면 그 덕으로 거미가 입에 줄을 못치고 있는 셈이다. 원래가 크지도 못한 키에다가 양쪽 어깨가 차악 내려앉고 그나마도 상반신에 비해서 하지가 짧은 편이라서 얼핏 보기에는 어딘지 생리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니 자연 얼굴도 큰 편이 못되고 햇볕에 탄 황토색 살빛과 유난히 노란 수염이 그것도 이면치레로 몇 가닥 나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던히 옹졸한 인상을 준다. 만일 그의 눈이 가로 찢어지지만 않았더라도 그 왕방울 같은 두 눈이 초라한 체구와 옹졸한 얼굴이 주는 인상을 어느 정도까지는 보받침을 해주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눈이 다 바깥쪽으로 쪽 찢어진데다가 겉눈썹이 가지런히 곤두서서 푼더분하기는 고사하고 되레 삼한 인상을 준다. 이런 형의 얼굴이면 대개 콧마루가 날쌔고 아래턱이 빠른 것이 보통이지만 권안달은 콧마루도 날카롭지 않고 아래턱도 빠른 편은 못 된다. 그의 얼굴에서 좀 푼더분 ─ 까지는 못 가더라도 조그마한 후덕과 정다움을 느끼는 것은 그래도 역시 이 민춤한 턱의 덕분이 많았다.

이무영(李無影)
1908년 1월 14일 ~ 1960년 4월 21일
본명은 이갑룡(李甲龍), 아명은 이용구(李龍九), 필명은 이무영(李無影)·탄금대인(彈琴臺人)·이산(李山)
1908년 1월 14일 충청북도 음성군 출생.
1916년 4월 충청북도 중원군 사립 용명학교 입학. 1920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퇴.
1926년 6월 잡지 『조선문단』에 단편소설 「달순의 출가」로 등단하였다.
1927년 5월 『의지할 곳 없는 청춘』, 1928년 『폐허의 울음』을 발간.
경성부 삼선소학교 교원과 출판사와 잡지사에 근무.
1931년 『동아일보』 희곡 현상공모집에 「한낮에 꿈꾸는 사람들」로 당선되었다.
1935년 5월 동아일보사 학예부 기자가 되어 재직하다가 1939년 7월 퇴사.
경기도 시흥에서 농업에 종사하며 농민문학 창작에 열중하였다.
이무영의 대표작이자 농민소설의 명작으로 평가되는 「제1과 제1장」(1939), 「흙의 노예」(1940)를 발표하였다.
1960년 4월 21일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작품으로 「삼년」, 「세기의 딸」, 『무영농민문학선』, 『소설작법』, 「이순신」, 「B녀의 소묘」, 「노농」, 「팔각정이 있는 집」, 「농부전초」, 『해전소설집』, 「벽화」
「달순의 출가」, 「의지할 곳 없는 청춘」, 「폐허의 울음」,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 「향가」, 「용답(龍沓)」, 「역전(驛前)」, 「정열의 책」, 「세기의 딸」 등이 있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