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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비애

노자영의 수필

영원의 비애(悲哀) 가도가도 언제던지 황무한 광야의 길가던 길 멈추어 지며 허벙지벙 쓸어지니 영원한 비애의 검은 눈물은 그의 눈에서 용솟음친다. 이것이 어떤 젊은 시인의 애타는 푸념이었다. 어느때 인생의 영원한 쾌락이 있으며, 어느때 사람에게 무구한 만족이 있다고 하였을까마는,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갈수록 인생은 덧없는 것이라고 점점 깊게 느껴진다. 아, 영원의 비애! 누구인들 이 비애를 느끼지 않으며, 이 비애 밑에서 눈물 흘리지 않겠는가? 한송이 꽃이 뜰위에 필때나, 한 잎의 단풍이 산허리에 질때나, 영원한 불만을 가슴에 안고 덧없는 인생을 서러워 한자가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그 몇 억만 사람이었으며, 지금부터 오는 세상까지 장차 그 몇 억만 사람이 되려는가? 폭풍우는 지나가고 물은 ..
영원의 비애(悲哀)

가도가도 언제던지
황무한 광야의
길가던 길 멈추어 지며
허벙지벙 쓸어지니
영원한 비애의 검은 눈물은
그의 눈에서 용솟음친다.

이것이 어떤 젊은 시인의 애타는 푸념이었다. 어느때 인생의 영원한 쾌락이 있으며, 어느때 사람에게 무구한 만족이 있다고 하였을까마는,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갈수록 인생은 덧없는 것이라고 점점 깊게 느껴진다. 아, 영원의 비애! 누구인들 이 비애를 느끼지 않으며, 이 비애 밑에서 눈물 흘리지 않겠는가? 한송이 꽃이 뜰위에 필때나, 한 잎의 단풍이 산허리에 질때나, 영원한 불만을 가슴에 안고 덧없는 인생을 서러워 한자가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그 몇 억만 사람이었으며, 지금부터 오는 세상까지 장차 그 몇 억만 사람이 되려는가? 폭풍우는 지나가고 물은 흘러, 영원으로부터 영원에 그 모든 소식을 전하니, 그 사이에 인간의 덧없는 설움은 그 얼마나 되었을까?
이지러진 달은 다시 딩굴고 떨어졌던 꽃은 다시 핀다. 그리하여 동산위에는 영원의 달이 비치고 앞산 아래는 꽃이 웃으니, 그들의 영화를 누가 부러워 하지 않으며 찬미하지 않겠는가!

노자영(盧子泳)
1901. 2. 7. ~ 1940. 10. 6.
시인·수필가.
호는 춘성(春城).
황해도 장연(長淵) 출생.
평양 숭실중학교를 졸업.
1919년 한성도서주식회사(漢城圖書株式會社)에 입사.
1925년경 도일하여 니혼대학[日本大學]에서 수학.
1934년『신인문학(新人文學)』을 간행.
1935년에는 조선일보사 입사, 『조광(朝光)』 편집하였다.
1938년에는 청조사(靑鳥社)를 경영.
1919년 8월 『매일신보』에 「월하(月下)의 몽(夢)」,「파몽(破夢)」·「낙목(落木)」 등으로 활동 시작.
1921년 『장미촌』, 1922년 『백조』 창간 동인으로 참여.
『백조』 창간호에 「객(客)」·「하늘의 향연(饗宴)」·「이별한 후에」를 발표,『백조』 2호에 「우연애형(牛涎愛兄)에게」라는 수필을 발표.
1923년에는 소설 「반항(反抗)」을 출간.
1924년에는 첫 시집 『처녀(處女)의 화환(花環)』, 1928년에는 제2시집 『내 혼(魂)이 불탈 때』, 1938년에는 제3시집 『백공작(白孔雀)』을 간행하였다.
1925년에는 시극·감상문·기행문 등을 모은 『표박(漂泊)의 비탄(悲嘆)』,
소설집 『무한애(無限愛)의 금상(金像)』(1929)·『영원(永遠)의 몽상(夢想)』(1929), 수필집 『인생안내(人生案內)』(1938)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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