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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이네

홍사용 단편소설

뺑덕이네 "앞집 명녀(明女)는 도로 왔다지요." "저의 아버지가 함경도까지 찾아가서 데려오느라고 또 빚이 무척 졌다우." "원 망할 계집애도…… 동백기름 값도 못 벌 년이지, 그게 무슨 기생이야. 해마다 몇 차례씩 괜히 왔다 갔다 지랄발광만 하니……." "이번엔 그 데리고 갔던 절네 마누라가 너무 흉칙스러워서 그랬답니다. 같이 간 점순이와 모두 되국놈한테로 팔아먹을 작정이었더래." "저런……." "그래 명녀 아버지가 찾아가니까 벌써 점순이는 어따가 팔아 버리고 절네 마누라는 어디로 뺑소니를 쳤더라는데……." "저런, 세상에 몹쓸 년이 있나. 고 어린 것을……. 그래 저이 아버지는 그 소릴 듣고도 가만히 앉아만 있나?" "그럼 가만히 앉았지 어떡허우, 더구나 그 해보가……." "하긴 멀쩡하게 마누라를..
뺑덕이네

"앞집 명녀(明女)는 도로 왔다지요." "저의 아버지가 함경도까지 찾아가서 데려오느라고 또 빚이 무척 졌다우."
"원 망할 계집애도…… 동백기름 값도 못 벌 년이지, 그게 무슨 기생이야. 해마다 몇 차례씩 괜히 왔다 갔다 지랄발광만 하니……." "이번엔 그 데리고 갔던 절네 마누라가 너무 흉칙스러워서 그랬답니다. 같이 간 점순이와 모두 되국놈한테로 팔아먹을 작정이었더래." "저런……." "그래 명녀 아버지가 찾아가니까 벌써 점순이는 어따가 팔아 버리고 절네 마누라는 어디로 뺑소니를 쳤더라는데……." "저런, 세상에 몹쓸 년이 있나. 고 어린 것을……. 그래 저이 아버지는 그 소릴 듣고도 가만히 앉아만 있나?"
"그럼 가만히 앉았지 어떡허우, 더구나 그 해보가……." "하긴 멀쩡하게 마누라를 뺏기고도 말 한 마디 못하고 됩데 그 집으로 어슬러어슬렁 밥이나 얻어 먹으러 다니는 위인이니까……."

홍사용(洪思容)
호 노작(露雀)
본관은 남양(南陽). 경기도 용인 출생.
아버지는 대한제국 통정대부 육군헌병 부위를 지낸 홍철유(哲裕), 어머니는 능성구씨(綾城具氏).
1919년 휘문의숙을 졸업, 기미독립운동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하였다.
정백(鄭栢)과 함께 수필 「청산백운(靑山白雲)」과 시 「푸른 언덕 가으로」이 그의 최초의 작품이다.
박종화(朴鍾和)·정백 등과 함께 「피는 꽃」과 서광사(曙光社)에서 『문우(文友)』를 창간.
『백조』 창간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활동을 시작하여 『개벽』·『동명(東明)』·『여시(如是)』·『불교』·『삼천리』·『매일신보(每日申報)』 등에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백조』 창간호의 권두시 「백조는 흐르는데 별 하나 나 하나」를 비롯하여 「나는 왕(王)이로소이다」·「묘장(墓場)」·「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등 20여 편과 「각시풀」·「붉은 시름」 등의 민요시가 전해진다.
소설로 「저승길」·「뺑덕이네」·「봉화가 켜질 때」, 희곡 「할미꽃」·「출가(出家)」·「제석(除夕)」 이 있다.
1923년토월회(土月會)에 가담하였고 1927년박진(朴珍)·이소연(李素然)과 함께 산유화회(山有花會)를 조직하였다.
8·15광복을 맞아 근국청년단(槿國靑年團)운동에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지병인 폐환으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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