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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산

허민 단편소설

"탕" 연달아 "탕" 봄날 아지랑이처럼 토우(土雨)가 왼 산골을 덮었다. 이곳 절기는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어 들면 의례히 이러하다. 바람도 분다. 전팔(田八)이는 게진게진한 눈으로 건너편 호랑이골에서 난 총소리를 듣고 흥미스러운 듯 잠시 연기를 찾았다. "탕" 산이 곧 무너지는 듯 와르르하고 그 여음은 머언 비알이산 마루로 사라졌다. "놈! 이번엔 하나 꺼꾸러뜨렸나?" 그는 잣나무(栢) 끝에 바람 따라 흐늘거리며 장대에 맨 낫으로 높이 달린 잣송이를 호리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다시 "껏다리 바람에 잣 못 따겠네!" 했다.
"탕"
연달아
"탕"
봄날 아지랑이처럼 토우(土雨)가 왼 산골을 덮었다.
이곳 절기는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어 들면 의례히 이러하다. 바람도 분다.
전팔(田八)이는 게진게진한 눈으로 건너편 호랑이골에서 난 총소리를 듣고 흥미스러운 듯 잠시 연기를 찾았다.
"탕"
산이 곧 무너지는 듯 와르르하고 그 여음은 머언 비알이산 마루로 사라졌다.
"놈! 이번엔 하나 꺼꾸러뜨렸나?"
그는 잣나무(栢) 끝에 바람 따라 흐늘거리며 장대에 맨 낫으로 높이 달린 잣송이를 호리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다시
"껏다리 바람에 잣 못 따겠네!"
했다.
허민
(許民)
1914년 ~ 1943년
시인, 소설가
경남 사천 출신. 본명은 허종(許宗)이고, 민(民)은 필명, 법명은 야천(野泉)이다.
1929년곤양공립보통학교를 졸업. 1933년 합천 해인사 강원 수료하고, 해인사 사설강습소인 해명학원(海明學院)의 교원이 되었다.
1937년 진주에서 동아일보 진주지국 기자, 진주기예학교에서 국사와 동양사를 가르쳤다.
1943년 29세 폐결핵으로 별세하였다.
1936년 12월『매일신보』 현상 공모에 단편 「구룡산(九龍山)」이 당선되어 등단.
1940년 시 「야산로(夜山路)」를 『문장(文章)』에 시인 유엽 추천으로 발표하였다.
1941년 단편 「어산금(魚山琴)」을 『문장』에 이태준 추천으로 발표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봄과 님이」, 「아이고 요것이」, 「아침밥」, 「아픈 다리」, 「어머니에게-조선(朝鮮)」, 「문에 비친 두 그림자」, 「삼월의 눈바람」, 「병상기(病床記)」가 있고, 소설 작품으로 「사장(射場)」, 「석이(石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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