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스트 李箱[이상]! 우리는 저항과 고역에 멍든 그의 비밀을 이렇게 부른다. 箱[상]에게 있어서의 모더니즘이란 箱[상]의 문학적 난해성이며 기발한 생활태도까질 동시에 표상하는 「존재이유」가 되므로 사뭇 모더니즘의 분석은 箱[상]의 문학과 箱[상]의 인간과를 이해함에 자연히 앞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箱[상]에게 있어선 모더니스트로서의 성공보다 모더니스트로서의 쓰라린 참패가 짙게 남아 있다. "가장 우수한 최후의 모더니스트 李箱[이상]은 모더니즘의 초극이라는 이 심각한 운명을 한몸에 구현한 비극의 담당자였다." <이는 1939년 「인문평론」에 기고한 김기림의 글(「모더니즘의 역사적 위치」)이다.>당시 세상에 갖는 패욕을 무릅쓰고 시 「오감도」의 발표를 누구보담도 적극 지지한 「구인회」의 동인이었으며, 도일후 난경에 처한 箱[상]의 호소(서신)를 매양 따뜻한 정의로써 응대한 친구(K兄[형])였으며, 당시 1949년엔 『이상선집』을 간행하여 거기에 서문까지를 부쳤던 기림의 평언이야말로 가장 믿을만한 것이라고 추측된다.
고석규
(高錫珪)
1932년 ~ 1958년
문학평론가, 시인
함경남도 함흥 출생.
함흥고등학교, 부산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손경하(孫景河)·하연승(河然承)·김일곤(金日坤) 등과 동인활동을 하였다.
『신작품(新作品)』·『시조(詩潮)』·『시연구(詩硏究)』 등을 주재하였다. 「매혼(埋魂)」(1953)·「영상(映像)」(1953)·「울음」(1953)·『파경(破鏡)』(1953)·『반(盤)』(1953)·「암역(暗域)에서」(1953)·「침윤(浸潤)」(1953)·「길」(1953)·「11월」(1953) 등의 시를 발표하였다.
평론집 『초극(超劇)』(1954)을 냈다. 이밖에 평론 「지평선(地平線)의 전달(傳達)」(1954)을 비롯하여 「현대시(現代詩)의 전개(展開)」(1956)·「시인(詩人)의 역설(逆說)」(1957)·「비평가의 교양(敎養)」(1958)「시적(詩的) 상상력(想像力)」(1958, 유고)·「현대시(現代詩)의 형이상성(形而上性)」(1959, 유고) 등을 발표하였다.
번역서로는 포올케의 『실존주의』(1956)가 있다.
평론가로서 촉망받았으나 1958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