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차종성(願此鍾聲) - 편법계(遍法界) -
철위유암(鐵圍幽暗) - 실계명(悉皆明) -
삼도이고(三途離苦) - 파도산(破刀山) -
일체중생(一切衆生) - 성정각(成正覺) -
…………………….
새벽 허공에 언제 바람이 지났는지 잎사귀 두셋 달빛을 질러 흐른다.
아직 어두운 처마 밑에서는 맑고 근엄한 종소리가 들렸다.
염불과 천천히 울려 나가던 종소리가…… 대 ─ ㅇ…… 하고 끝을 굴려 산
허리를 돌면, 그 소리 따라 여명은 점점 스며들어 마루에 웅크린 소녀의 윤
곽을 점점 드러내는 것이었다.
허민
(許民)
1914년 ~ 1943년
시인, 소설가
경남 사천 출신. 본명은 허종(許宗)이고, 민(民)은 필명, 법명은 야천(野泉)이다.
1929년곤양공립보통학교를 졸업. 1933년 합천 해인사 강원 수료하고, 해인사 사설강습소인 해명학원(海明學院)의 교원이 되었다.
1937년 진주에서 동아일보 진주지국 기자, 진주기예학교에서 국사와 동양사를 가르쳤다.
1943년 29세 폐결핵으로 별세하였다.
1936년 12월『매일신보』 현상 공모에 단편 「구룡산(九龍山)」이 당선되어 등단.
1940년 시 「야산로(夜山路)」를 『문장(文章)』에 시인 유엽 추천으로 발표하였다.
1941년 단편 「어산금(魚山琴)」을 『문장』에 이태준 추천으로 발표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봄과 님이」, 「아이고 요것이」, 「아침밥」, 「아픈 다리」, 「어머니에게-조선(朝鮮)」, 「문에 비친 두 그림자」, 「삼월의 눈바람」, 「병상기(病床記)」가 있고, 소설 작품으로 「사장(射場)」, 「석이(石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