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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달

오일도 시집

지하실의 달 1977년 간행된 오일도의 유고시집이다. 높이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가슴 한복판을 누른다. 내 무슨 죄로 두 손 가슴에 얹고 반듯이 침대에 누워 집행시간을 기다리느뇨. 그러나 모두 우습다. 그러나 모두 무無다 눈만 살아 벌레 먹은 내 육체를 내려볼 때에 인생은 결국 동물의 한 현상이어니. 백년도 그렇고······ 천년도 그렇고······ 내 한가지 희원希願은 내 간 후 뉘우칠 것도 거리낄 것도 아무것도 없게 하라.
지하실의 달
1977년 간행된 오일도의 유고시집이다.




높이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가슴 한복판을 누른다.

내 무슨 죄로

두 손 가슴에 얹고 반듯이 침대에 누워

집행시간을 기다리느뇨.

그러나 모두 우습다.

그러나 모두 무無다

눈만 살아

벌레 먹은 내 육체를 내려볼 때에

인생은 결국 동물의 한 현상이어니.

백년도 그렇고······

천년도 그렇고······

내 한가지 희원希願은

내 간 후

뉘우칠 것도 거리낄 것도 아무것도 없게 하라.


오일도
[吳一島]
1901년 ~ 1946년
본관은 낙안(樂安). 본명은 오희병(吳熙秉). 아호는 일도. 경상북도 영양 출신.

14세까지 향리의 사숙(私塾)에서 한문 공부를 한 뒤,
1915년 15세에 한양 조씨(漢陽趙氏) 조필현(趙畢賢)과 결혼하였다.
1918년 영양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京城第一高等普通學校)에 입학.
하였으나 졸업하지 않았다.

1922년 일본 릿쿄대학[立敎大學] 철학부에 입학하여 1929년 졸업하였다.
덕성여자중고등학교의 전신인 근화학교(槿花學校)에서 무보수 교사로 근무.
1935년 2월 시 전문잡지 『시원(詩苑)』을 창간하였다.
이 잡지는 1935년 12월 5호를 내고 발행이 중단되었다.

이헌구(李軒求)·김광섭(金珖燮) 등과 교유, 『을해명시선(乙亥名詩選)』(1936)과 조동진(趙東振)의 유고 시집인 『세림시집』(1938)을 출판하였다.

1942년 낙향하여 「과정기 瓜亭記」 등 수필을 쓰면서 칩거하였다.
광복후 문학 활동을 재개하다면서 폭음을 계속하다 간경화증으로 죽었다.

작품 활동은 1925년『조선문단(朝鮮文壇)』 4호에 시 「한가람백사장에서」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시원』에 「노변(爐邊)의 애가(哀歌)」·「눈이여! 어서 내려다오」·「창을 남쪽으로」·「누른 포도잎」·「벽서(壁書)」·「내 연인이여!」 등을 발표하였다.
다수의 한시 및 한역시를 많이 남겼으나 시집은 한 권도 내지 못하였다.

유고(遺稿) 시로, 「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가을하늘」·「코스모스꽃」·「지하실의 달」·「봄아침」·「봄비」·「바람이 붑니다」·「시월(十月)의 정두원(井頭園)」·「송원(松園)의 밤」·「별」·「도요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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