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 0 0 0 7 0 6년전 0

어머니

나도향 중편소설

어머니 춘우는 담배를 재떨이에다가 아무렇게 비비고, 팔로 깍지를 껴서 그 위에 머리를 얹고, 천장 위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가, 다시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하는 듯이 눈을 감았다. 춘우의 조그마한 눈 속은 얇은 껍질 사이로 스미 어드는 광선으로 말미암아 어두려 하는 저녁도 같고 밝으려 하는 새벽도 같 이 어두움에 약간의 광명이 섞이어 무한대(無限大)의 공간을 펴놓았다. 모 든 환상(幻想)을 지웠다가 그리었다 차려 놓았다 집어 치웠다 뛰놀게 하다 사라지게 하기에 아무 거칠 것이 없는 큰 무대이며 끝없는 마당이며 네 귀 퉁이를 헤아릴 수 없는 캔버스(畫布[화포])다. ..

어머니

춘우는 담배를 재떨이에다가 아무렇게 비비고, 팔로 깍지를 껴서 그 위에
머리를 얹고, 천장 위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가, 다시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하는 듯이 눈을 감았다. 춘우의 조그마한 눈 속은 얇은 껍질 사이로 스미
어드는 광선으로 말미암아 어두려 하는 저녁도 같고 밝으려 하는 새벽도 같
이 어두움에 약간의 광명이 섞이어 무한대(無限大)의 공간을 펴놓았다. 모
든 환상(幻想)을 지웠다가 그리었다 차려 놓았다 집어 치웠다 뛰놀게 하다
사라지게 하기에 아무 거칠 것이 없는 큰 무대이며 끝없는 마당이며 네 귀
퉁이를 헤아릴 수 없는 캔버스(畫布[화포])다.

나도향
(羅稻香)

1902. 3. 30. ~ 1926. 8. 26.

서울 출생. 본명 나경손(羅慶孫), 필명은 빈(彬), 도향은 호다.
1917년 공옥학교 졸업, 1919년 배재고등보통학교 졸업.
해경성의학전문학교(京城醫學專門學校)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20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보통학교 교사로 근무하였다.

1921. 배재학보에 「출향」을 발표하면서 문필활동 시작
『신민공론』에 단편 「추억」을 발표했다.
1922년에는 박종화 ‧ 홍사용 ‧ 이상화, 현진건(玄鎭健) 등과 『백조』 동인으로 참가하였다.

「녯날의 꿈은 창백하더이다」, 「17원 50전」, 「은화」, 「춘성(春星)」「여이발사」, 「행랑자식」 ,「자기를 찾기 전에」,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을 발표하였다.
1925년에 「물레방아」, 「뽕」, 「벙어리 삼룡」 등의 작품을 발표하여 각광을 받았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