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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

계용묵소설선2

계용묵의 단편소설 『마부』 『연애삽화(戀愛揷話)』 『설수집(屑穗集)』 두 달 전에 우리 학원으로 찾아온 여교원 마미령(馬美鈴)은 이상한 여자였다. 중학을 마치고 전문까지 다니던 여자라면 취직을 하여도 그리 눈 낮은데는 하지 않을 것인데 서울서 일부러 칠백 리나 되는 농촌의 개량서당인 우리 학원으로 그것도 자진하여 보수도 없이 왔다는데 이상히 아니 볼 수 없는 것이요. 스물여섯이면 여자로서의 결혼 연령은 지났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시집을 아니 갔다는 것이 또 한 이유이다. 이따금 정신없이 우두커니 서서 무엇을 심심드리 생각하다가는 긴 한숨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 더욱 그 여자를 이상하게 보게 만드는 점이었다. 그리고 생각하면 미령이가 우리 학원으로 오게 된 동기부터 이상한데 있었다. ..
계용묵의 단편소설
『마부』
『연애삽화(戀愛揷話)』
『설수집(屑穗集)』

두 달 전에 우리 학원으로 찾아온 여교원 마미령(馬美鈴)은 이상한 여자였다.
중학을 마치고 전문까지 다니던 여자라면 취직을 하여도 그리 눈 낮은데는 하지 않을 것인데 서울서 일부러 칠백 리나 되는 농촌의 개량서당인 우리 학원으로 그것도 자진하여 보수도 없이 왔다는데 이상히 아니 볼 수 없는 것이요. 스물여섯이면 여자로서의 결혼 연령은 지났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시집을 아니 갔다는 것이 또 한 이유이다. 이따금 정신없이 우두커니 서서 무엇을 심심드리 생각하다가는 긴 한숨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 더욱 그 여자를 이상하게 보게 만드는 점이었다.
그리고 생각하면 미령이가 우리 학원으로 오게 된 동기부터 이상한데 있었다.
C일보 ‘독자 이용란’ 이라는 것을 통하여 하루는 농촌에 있는 사립 소학교로서 경비 부족으로 교원을 못 쓰는 학교가 많은 듯하오니 어디든지 기별만 하시면 원근을 물론하고 찾아가서 힘 가는 데까지 조력을 해 드리고자 합니다 하는 기사를 보고 때마침 교원 문제로 쩔쩔매던 우리 학원에서는 아직 학교로서의 양식조차 이루지 못한 존재였으므로 웬걸 하면서도 만일을 위하여 엽서 한 장을 띄웠더니 두말없이 승낙을 하고 찾아온 여자가 미령이다.

계용묵(桂鎔默)
1904. 9. 8. ~ 1961년
본명은 하태용(河泰鏞). 본관은 수안(遂安). 평안북도 선천(宣川) 출생.
서당에서 수학하고 삼봉공립보통학교 졸업.
1921년 중동학교, 1922년휘문고등보통학교,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에서 수학하고 조선일보사 등에서 근무하였다.
1945년정비석(鄭飛石)과 함께 잡지 『대조(大潮)』를 발행하였고, 1948년김억(金億)과 함께 출판사 수선사(首善社)를 창립.
1925년 5월『조선문단』 제8호에 단편 「상환(相換)」으로 등단했다.
이후「최서방」(1927)·「인두지주(人頭蜘蛛)」(1928)를 발표, 1935년『조선문단』 제4권 제3호에 「백치(白痴)아다다」를 발표하면서 황금기를 맞는다.
「장벽(障壁)」(1935)·「병풍에 그린 닭이」(1939)·「청춘도(靑春圖)」(1938)·「신기루(蜃氣樓)」(1940) 「별을 헨다」(1946)·「바람은 그냥 불고」(1947) 등을 발표하였다.
작품집으로 단편집 『병풍에 그린 닭이』·『백치아다다』·『별을 헨다』 외에 한 권의 수필집 『상아탑(象牙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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