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백치 아다다」, 「별을 헨다」, 「붕우」
「백치 아다다」는 1935년 5월 『조선문단』에 발표한 계용묵의 대표적인 단편소설이다.
백치이자 벙어리인 ‘아다다’란 인물을 통해 물질사회의 불합리를 지적한 것으로 불구의 육체적 조건과 돈의 횡포로 인해 비극적 생을 마쳐야 했던 수난의 여성상을 형상화한 소설이다. 아다다는 말 못하는 순수한 시골여자이다. 그녀는 벙어리인데가 행동마저 바보에 가까웠으므로 인근에 시집보내지 못하고 멀리 사는 가난뱅이에게 논 한섬지기를 딸려 시집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친정에 쫓겨와 연거푸 실수를 한다. 그래서 친정집에서 쫓겨 나왔다. 그러나 막상 시집에 가려니 남편의 매가 더욱 겁이 났다.
실상 그녀가 5년 전 처음 시집을 갔을 때, 시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시가가 차츰 여유롭게 되자 남편은 까닭없이 아내를 미워하고 매를 들었다. 남편은 일년 농사를 투기에 바쳐 2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고 첩을 들이자 그녀는 친정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집을 나온 그녀는 삼십이 넘은 총각 수롱에게 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신미도라는 섬으로 간다. 수롱은 모은 돈으로 밭을 마련하여 농사를 짓고 싶어했다. 수롱은 자신이 모은 돈 일천 오백냥으로 밭을 사자고 하나 아다다는 반대한다. 자신의 행복이 돈에 의해 깨어질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수롱이 거간을 세워 밭을 사려하자 아다다는 새벽에 몰래 지전을 바다에 뿌린다.
뒤따라온 수롱은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길로 차고, 아다다는 물에 빠져 사라지고 만다. 이 소설은 백치 아다다를 통해서 잘못된 인간성을 풍자하고 있으며, 현실의 미적 창조라는 작가의 예술관이 잘 드러나 있다. 물욕의 세계와 인간 본연의 순수세계와의 갈등을 통해 그는 독자에게 참된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계용묵(桂鎔默)
1904. 9. 8. ~ 1961년
본명은 하태용(河泰鏞). 본관은 수안(遂安). 평안북도 선천(宣川) 출생.
서당에서 수학하고 삼봉공립보통학교 졸업.
1921년 중동학교, 1922년휘문고등보통학교,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에서 수학하고 조선일보사 등에서 근무하였다.
1945년정비석(鄭飛石)과 함께 잡지 『대조(大潮)』를 발행하였고, 1948년김억(金億)과 함께 출판사 수선사(首善社)를 창립.
1925년 5월『조선문단』 제8호에 단편 「상환(相換)」으로 등단했다.
이후「최서방」(1927)·「인두지주(人頭蜘蛛)」(1928)를 발표, 1935년『조선문단』 제4권 제3호에 「백치(白痴)아다다」를 발표하면서 황금기를 맞는다.
「장벽(障壁)」(1935)·「병풍에 그린 닭이」(1939)·「청춘도(靑春圖)」(1938)·「신기루(蜃氣樓)」(1940) 「별을 헨다」(1946)·「바람은 그냥 불고」(1947) 등을 발표하였다.
작품집으로 단편집 『병풍에 그린 닭이』·『백치아다다』·『별을 헨다』 외에 한 권의 수필집 『상아탑(象牙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