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2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는 내면 심리의 변화와 외부적인 행동 방식을 완벽하게 대조시켜 구현하는 방식으로 인물의 성격 묘사에 있어서 극적인 방법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아울러 이 작품에서는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체가 사용됨으로 인해 이러한 극적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서두에 제시되고 있는 B사감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드러난다. 딱장대, 독신주의자, 찰진 야소꾼 등의 설정과 함께 제시되고 있는 외모에 대한 묘사는 주인공인 B사감이라는 인물의 성격과 심리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한 B사감은 기숙사로 ‘러브 레터’가 배달되어 오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하며, 그런 편지를 받은 학생을 불러 설교와 문초를 한 끝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악마에게서 어린양을 구해달라며 기도를 하기까지 한다. 아울러 둘째로 싫어하는 것은 친부모, 친동기간을 포함한 남자가 기숙생을 면회하러 오는 일이다. 그런 B사감의 본 모습이 탄로 나는 것은 우연한 사건에 의해서이다. 밤이 깊어 학생들이 모두 잠든 새벽 한 시 경, 난데없이 기숙사에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속살속살 말소리가 새어 흐른다. 이런 일이 며칠이고 반복되자 한 방을 쓰는 세 학생이 그 소리를 따라 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그 소리는 다름 아닌 B사감이 기숙생들이 잠든 동안 기숙생들에게 배달되어 온 러브 레터들을 몰래 읽으면서 자신을 그 러브 레터의 주인공으로 대입시켜 사랑의 모노드라마를 연출하는 소리였다. 이런 B사감의 모습을 발견한 세 학생이 B사감을 두고 미쳤다느니 불쌍하다느니 하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해학적인 문체와 결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B사감의 비밀이 밝혀지는 추리소설적 구성은 B사감이라는 위선적 인간형을 풍자하고 그를 통해 위선이 종국에는 비애로 이어지는 아이러니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야기하고 있다.
1900. 8. 9. ~ 1943. 4. 25.
호는 빙허(憑虛)
1900년 8월 9일(음력) 대구 출생
1917년 일본 세이조중학(成城中學)졸업
이상화‧백기만‧이상백 등과 함께 동인지 『거화(巨火)』를 발간.
조선일보사와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였다.
1943년 4월 25일 사망하였다.
1920년 『개벽』에 단편 「희생화」를 발표
1921년 자전적 소설 「빈처」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백조』 동인으로 참가하여 활동하였다. 대표작으로는 단편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타락자」(1922), 「할머니의 죽음」(1923), 「운수좋은 날」(1924), 「불」(1925), 「B사감과 러브레타」(1925), 「사립정신병원장」(1926), 「고향」(1926)과 장편 「적도」(1933~1934), 「무영탑」(1938~193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