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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 시집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李陸史

1904.4.4 ~ 1944.1.16
본명은 원록(源祿),활(活)
경북 안동(安東) 출생. 조부에게서 한학을 배우고 대구 교남(嶠南)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5년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義烈團)에 가입하였다. 1926년 베이징[北京]으로 가서 베이징 사관학교에 입학.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때의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육사’라고 지었다.
《절정》,《광야》,《청포도》,《교목》 등의 작품을 통해 목가적이면서도 웅혼한 필치로 민족의 의지를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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